2022년 6월 24일 금요일

클레오파트라의 인종에 대한 여러가지 추측

 역사적인 미인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인물이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입니다.

그러다보니 클레오파트라가 어떻게 생겼느냐는 끊임없는 역사 애호가들의 떡밥입니다.

근데 이것도 찾아보니 상당히 떡밥이 많더라구요.


일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클레오파트라의 이미지는 아랍 스타일 여성+고대 이집트 복장입니다.

현대 이집트의 인종과 고대 이집트의 이미지의 짬뽕이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대부분 클레오파트라를 다룬 영화나 매체에서도 이런 이미지를 살리고 있구요.

구글에 '클레오파트라'를 검색하면 거의 비슷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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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어쌔신 크리드 : 오리진'에서 묘사한 클레오파트라의 이 이미지가 대부분 익숙하실 겁니다. 


혹자는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이집트는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흑인, 그러니까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라는

굉장히 논리적(?)인 주장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그냥 대부분은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이는 느낌입니다.

아프리카에서도 지중해를 낀 북아프리카 지역은 인종적으론 백인들에 가깝죠. 피부는 유럽인들보단 어둡긴 해도.

물론 지금도 클레오파트라 흑인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연구를 하곤 있는데 글쎄요......



근데 우리가 놓치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클레오파트라가 속한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가는 우리가 흔해 생각하는 고대 이집트와는 관련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일단 이 프톨레마이오스 왕가의 시조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그리스 북쪽 지역인 마케도니아의 귀족입니다.

그는 마케도니아의 그 유명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친구였고, 알렉산드로스를 따라 장군으로 활동합니다.

그리고 알렉산드로스가 사망한 후, 그 휘하의 장군들이 그 넓은 땅을 분할해서 통치하기로 하는데

프톨레마이오스는 오늘날 이집트와 리비아 지역을 차지합니다.

즉 프톨레마이오스 왕가는 이집트 핏줄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그리스 가문이었고

이들은 이후에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이집트가 아니라 그리스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당시에도 200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정체성이 형성된 이집트를 지배하는데는 적절한 타협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들은 그리스인이지만, 이집트의 문화를 일부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즉 기존의 이집트 신들을 숭배하는 동시에 이집트의 기득권과 손을 잡고

동시에 이집트 사람들에게 나설 때는 과거 파라오의 복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집트의 전통에 따라 프톨레마이오스 왕가는 근친혼을 합니다.

(그리스 문화권은 원래 근친혼을 금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여왕이 클레오파트라죠.


정리하자면, 그리스인이었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에 2300년전 터를 잡고 왕조를 세우고

그 후손들은 이집트의 전통에 따라 근친혼을 하면서 약 300년 가까이 그리스인의 핏줄을 유지합니다.

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왕인 클레오파트라 역시 이집트 대중 앞에선 고대 이집트의 복식을 했겠지만

실제로는 그리스인 생김새의 미녀라고 보는게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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