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4일 금요일

서로마 제국 최악의 적이었던 서고트족의 알라리크 일대기 1편

 지난 글에는 망해가던 서로마 제국을 어떻게든 살려보려 애쓴 스틸리코의 일대기를 다뤘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틸리코의 숙적이었던 알라리크의 이야기를 다루게 되었는데

스틸리코와 서로마 제국의 입장에서 알라리크는 최악의 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알라리크를 따로 연구해보면 알라리크 또한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노쇠한 로마 제국의 역량은 나날이 감소하는 반면에, 게르만족은 로마의 영향을 받아 점점 강력해져갑니다.

결국 로마 제국은 게르만족을 로마의 비정규군으로 포함시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게르만족들이 로마군과 함께 싸우게 되고,

알라리크 역시 어릴 때부터 로마 제국과 함께 전장에서 싸웁니다.


395년, 로마의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사망하자, 제국은 동로마와 서로마로 나뉘어지고

알라리크는 로마의 장군이 되기를 희망했으나, 동로마에서 거부합니다.

또한 동로마가 발칸반도에 거주하던 서고트족을 엉망으로 통치하자 이에 반발한 서고트족이

알라리크를 지도자로 추대하면서 알라리크는 서고트족을 책임지게 됩니다.

알라리크와 서고트족이 가장 원하는 건 로마 제국 안에 자신들이 정착할 땅을 얻는 것이었고

이것을 위해 약탈과 협박, 협상 등 온갖 수단을 사용합니다. 


알라리크는 교활하고 뛰어난 전략가였습니다. 

알라리크는 동로마의 주력이 터키 일대에 있고, 테오도시우스 황제의 정예군은 서로마에 있다는 걸 파악하고

빈집인 그리스 지역을 약탈합니다.

하지만, 테오도시우스 황제의 정예군을 이끌고 도착한 서로마 장군 스틸리코에게 패배하여 물러납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동로마가 다시 혼란에 빠지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알라리크는

다시 그리스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나, 이 공격 역시 스틸리코가 저지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대로 뛰어난 전략가였던 알라리크는 서로마와 동로마의 허술한 틈을 파고듭니다.

바로 동로마 궁정을 협박해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일대의 군사령관 자리를 얻어낸 것이죠.

그런데 이 지역은 원래 동로마 지역이 아니라 서로마 지역이었습니다.

즉 알라리크는 서로마 지역의 일부를 관리하게 된 동시에 동시에 동로마의 장군이란 지위를 얻습니다.

서로마와 동로마의 복잡한 정치적 관계 속에서 절묘한 이득을 취한 셈이죠.

게다가 이 지역은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기에 알라리크는 자신의 군사력을 강화시킬 기회를 얻습니다.


401년, 알라리크는 이번에는 서로마를 공격할 기회를 노리지만,

서로마에는 이미 자신을 두번이나 막아낸 스틸리코가 있었기 때문에 알라리크는 머리를 씁니다.

동고트족의 라다가이수스와 다른 게르만족을 꼬드겨 서로마를 공격하게 하여

스틸리코를 이탈리아에서 벗어나게 한 후, 빈집이 된 이탈리아를 공격하기로 합니다.

스틸리코는 게르만족을 막기 위해 병사들을 이끌고 북쪽으로 향하고,

빈집이 된 이탈리아로 알라리크는 서고트족을 이끌고 쳐들어갑니다.

그리고 밀라노에 머물던 멍청이 황제 호노리우스를 잡기 직전까지 갑니다.

그러나 게르만족을 재빠르게 제압한 스틸리코가

다시 소수부대만 이끌고 다시 이탈리아로 남하하여 호노리우스를 구출한 후

자신이 앞서 꺾은 게르만족의 군대를 흡수하고 여기에 프랑스와 영국 지역의 로마군까지 긁어모아

알라리크를 공격하고, 알라리크는 다시 스틸리코에게 패배하고 맙니다.


스틸리코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던 알라리크는 후일을 도모하며 스틸리코에게 화의를 신청하나

스틸리코는 이걸 역으로 활용해 화의를 하는 척 몰래 알라리크를 공격합니다.

여기서 알라리크는 자신의 주력을 거의 잃고 몸만 살아 돌아가게 됩니다. 


알라리크는 스틸리코와 4번에 걸친 싸움에서 모두 패배한 후 

스틸리코와 더 싸우는 대신 화해하고 동맹이 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합니다.

스틸리코 역시 멍청이 황제와 씨가 말라버린 인재들, 끊임없는 이민족의 침입으로 인하여 

이탈리아를 방어하기 위해 프랑스와 영국 지역을 포기할 정도로 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동고트족의 라다가이수스가 405년 서로마 제국에 쳐들어오자

스틸리코는 병사들이 없어서 노예들을 해방시켜 싸울 정도로 한계에 닥친 상황이었죠.


결국 알라리크는 망해가곤 있지만 스틸리코가 있는 한 이길 수 없는 서로마와 동맹을 맺고

자신들이 그렇게도 원하는 정착을 할 수 있는 전략을 생각했고

스틸리코 역시 강력한 서고트족을 동맹으로 삼아 서로마의 안보위협을 줄이는 동시에

동로마의 장군 신분인 알라리크를 이용해 동로마와의 관계에도 써먹어보려고 했습니다.


결국 408년 동로마의 황제였던 자기 형이 죽은 틈을 타 멍청이 호노리우스 황제는 동로마에 껄떡대기 시작했고

알라리크는 스틸리코에게 서로마와 동맹을 맺는 댓가로 금을 요구하는 제의를 합니다.

스틸리코는 로마 시민들의 반발에도 알라리크의 제의를 받아들이죠.



그런데, 그 직후 멍청이 호노리우스 황제가 사고를 치면서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됩니다.

그 이야기까지 적으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까 다음 시간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