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4일 금요일

한국 음악계의 전설적인 프로젝트-내일은 늦으리

 1985년은 팝 역사상 최고의 프로젝트가 있었던 해입니다.

대기근을 겪는 아프리카를 돕기 위해 당시 미국 팝계의 슈퍼스타들이 모여 프로젝트 앨범을 만드는데

아직도 회자되는 'we are the World' 입니다. 

여기 참여한 사람들이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 스티비 원더, 폴 사이먼, 케니 로저스, 신디 로퍼, 티나 터너, 빌리 조엘

브루스 스프링스틴, 밥 딜런, 다이애나 로스, 퀸시 존스 등등

팝 좀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안들어봤을리가 없었을 슈퍼스타들이 모였습니다. 

이 앨범은 빌보드 1위를 4주간 차지했고, 140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대성공을 거둡니다. 



그리고 1992년 한국에서도 뮤지션들이 모여 비슷한 프로젝트가 시도됩니다.

환경오염을 주제로 당시 유명한 뮤지션들이 모여 프로젝트 앨범을 구성하고 콘서트를 합니다. 

일명 '내일은 늦으리'입니다. 


신해철의 프로듀스 아래 모인 뮤지션들이

봄여름가을겨울, 서태지와 아이들, 푸른하늘, 015B, 김종서, 신승훈, 이승환, 신성우, N.EX.T, 윤상, 이덕진 등

마찬가지로 당시 한국 음악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었죠.


아까 언급했듯이 한국에서 환경오염을 주제로 수많은 뮤지션들이 음악을 만드는 걸 시도하는 첫 사례였습니다. 

신승훈-잃어버린 하늘

서태지와 아이들-나를 용서해주오

푸른하늘-우리가 설 이 땅

이승환-봄의 미소

N.EX.T-1999

015B-철이를 위한 영가

김종서, 이덕진, 신성우-숨쉬고 싶어

윤상-어제의 기억으로 


당시 프로듀서였던 신해철의 회상에 따르면 자신을 포함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뮤지션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인 뮤지션들이 공감했던 것은 자신들이 동원된 나팔수가 아니라 

We are the world처럼 사회적인 주제로 뮤지션들이 모여 움직이는 것을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고, 그것이 '내일은 늦으리'로 이어졌다는 것이죠. 


'내일은 늦으리'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지만, 

신해철의 평으로는 이후에는 제작자 협회나 기획사가 가수들을 동원하면서

첫해와 같은 성격에서 점점 벗어난 그저 그런 합동 콘서트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이 영상은 신해철이 작사 작곡한 곡 '더 늦기전에'입니다.

수많은 뮤지션들이 함께 참여한 곡이었는데 

저 자부심 세지만 개성은 각자 다른 뮤지션들을 데리고 파트를 분배하고 노래를 시켜야하는 신해철 입장에서는

그래도 별 불만없이 자신을 잘 따라줘서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저 대단한 뮤지션들을

만 24세의 젊은 신해철이 프로듀싱해서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 또한 감탄스럽기도 하고

(물론 신해철은 프로듀스라고 할만한 건 없었고, 이름 체크 정도나 했다는 겸손을 남기지만

스스로에 대한 음악적 평가에는 상당히 박했던 신해철의 평소 발언을 감안하고 받아들이는게 좋습니다)

한편으로는 미세먼지가 일상화된 2020년에 92년에 만들어진 환경 컨셉 앨범이 주는 의미도 남다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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