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4일 일요일

조커 리뷰

경고. 이 리뷰는 작품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자의적 해석입니다. 
착한 아브 유저들은 이 리뷰를 진지하게 해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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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창작물은 시대를 반영합니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오히려 영화야말로 시대를 뗄 수 없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예술인 동시에 산업이기에, 현실과 떼어서는 예술영화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는 마블영화는 어느 극장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예술 영화는 찾아보지 않는 한 볼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2019년을 장식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끝을 장식한 '어벤저스 4 엔드 게임'이 있었고
디즈니의 영화 알라딘, 라이언킹, 겨울왕국 2가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가 수많은 논란을 잠재우지 못한채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전세계적인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가 또 하나 더 있었으니 '조커'입니다.

영화 '조커'가 남긴 수많은 논란들은 특히 서구권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사회적으로 약한 연결고리들이 무너지는 과정, 부의 불균형, 극단화되어 해체되어가는 사회,
사회적 약자를 커버하지 못하는 안전망과 그로 인하여  그로 인한 치안의 불안 등이 담긴 '조커'.
결국 '후반부에는 '조커'라는 트리거가 고담시의 질서와 체제를 뒤집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작게는 모방범죄로, 크게는 사회를 뒤집을 수 있는 위험한 에너지를 내포한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 영화가 시대를 반영한다면, 그 시대를 가장 직설적이고 말초적으로 받아들이는 영화는 바로 포르노일겁니다.
그리고 2020년, 일본에서 '조커'를 패러디한 작품이 나왔습니다.
자그마치 여성을 주인공으로 '조커'를 설정한 것부터가 발매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는데요.
할리퀸이 아닌, 하타노 유이의 조커는 과연 어떤 메시지를 담는지,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와는 어떤 면이 다른지를 분석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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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인트로부터 거창한 부제를 달았습니다.
'코스프레 혁명' 
어쩌면 여성 배우를 할리퀸이 아닌 조커로 삼았기에 '혁명'일수도 있고
'조커'라는 영화 자체의 혁명적인 메시지가 들어가있다는 걸 생각할 수도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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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하타노 유이는 한 코스프레 식당에 취직한 종업원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뉴스에서 '갑질' 사례를 보듯이
손님과 점원의 관계에서 하타노 유이는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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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는 사장에 의하여 성적 희롱을 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장과 하타노 유이는 두가지의 계급 관계로 구분됩니다.
즉 자본으로는 자본가/노동자, 젠더적으로는 남성/여성으로 구분되며
하타노 유이는 모두 약자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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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하타노 유이가 이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은 술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산토리 가쿠빈 위스키를 나발째 불고 있죠.
저거 40도짜리 술인데 저런 식으로 먹으면 한방에 훅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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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위를 통하여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우리들 모두 대부분은 이런 말초적인 방법을 통해 일시적으로 생활해 나갑니다.
하타노 유이 역시 우리와 다를바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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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후에는 식당에서 손님에게 성적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그런데 저 뒤에 있는 사장이 보입니까?
결국 하타노 유이의 성적 서비스 제공의 뒤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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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질서 안에서 하타노 유이가 현재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은 결국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쓰는 '노오력'을 통해서 언젠가 벗어나기를 기대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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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열심히 '노오력'을 하는 하타노 유이지만
사장은 하타노 유이에게 자신을 위하여 더 많은 '노오력'을 하기를 원합니다.
사장으로 상징되는 자본은 멈추지 않는 욕망을 통해 돌아가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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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노 유이는 저항하려하지만, 결국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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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타킹에 발이 묶인 채 사장에게 당하게 됩니다.
발은 이동을 상징하고, 스타킹은 여성을 상징합니다.
여성성에 묶여 하타노 유이는 결국 이 상황에 고정당할 수 밖에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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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장에게 당하고 마는 하타노 유이.
현실을 잊기 위해 술을 먹고 자위를 해도, 
그리고 열심히 '노오력'을 해도, 자신은 바뀌지 않습니다.
즉 현실 역시 바뀌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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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상황을 모두 뒤집을 방법은 전복밖에 없고
전복을 위한 하타노 유이의 모습은 '조커'라는 이미지로 재탄생되기 시작합니다.
조커 영화에서 아서 플렉이 자신을 옥죄는 수많은 현실적 조건을 통해 '조커'로 만들어지듯
하타노 유이 역시 '만들어진 조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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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타노 유이는 지워지고 '조커'가 탄생합니다.
이미지는 해체되어 다시 재조립되고, 기존의 모든 미적 감각을 해체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당혹감을 느낍니다.
즉 우리는 조커를 맞아들이는 처음부터 '전복'을 맛보게 되는 셈이죠.

이 때 우리는 '배트맨 실사영화' 시리즈의 첫작품인 팀 버튼의 배트맨(1989년작)을 기억해야합니다.
거기서 등장한 잭 니콜슨의 '조커'는 미술관을 습격해 미술품을 박살내는 반달리즘을 수행하죠.
기존의 미학은 모두 부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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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많은 미술 명작들을 파괴하던 잭 니콜슨의 조커는 딱 하나 작품을 남기는데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이죠.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은 특유의 기괴함으로 기존의 미학을 전복한 현대미술의 상징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 광경이 묘하게 오버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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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트맨'에서 조커가 파괴하지 말라고 한 프란시스 베이컨의 미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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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커'는 고객을 공격함으로서 고객/점원이라는 권력관계가 전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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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장을 공격하면서 사장/점원이라는 또다른 권력관계가 전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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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서 자신을 범했던 사장을 본인이 역으로 범하면서
남성/여성의 힘의 관계까지 모조리 전복되어버립니다.
이제 '하타노 유이'는 사라지고, '조커'만이 남은 것입니다.
조커는 모든 것을 뒤집습니다. 마치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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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장면은 '조커'로 완성된 하타노 유이의 모습입니다.
기괴해보이지만, 하타노 유이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즉 '조커'의 정체성이 완성되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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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완성'된 조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무질서와 전복을 상징하는 조커는 불안하게 완성될 수 밖에 없는 캐릭터죠.
그리고 거울에 비친 '조커'를 보여주는데, 거울은 주로 자아분열을 상징하죠.
분열된 자아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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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커'는 아치 에너미인 배트맨을 맞이합니다.
배트맨이 묘하게 없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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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언제나 배트맨을 이기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위에 언급했듯 무질서와 전복을 상징하는'조커'는 항상 불안정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일시적인 상태일 뿐, 우리는 다시 '질서'와 '안정'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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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커는 다시 패배하고 범해집니다.
세계 최고의 갑부인 배트맨이 조커를 꺾으면서 범한다는 것.
배트맨으로 상징되는 기존의 질서가 전복을 다시 원래대로 만든다는 것이겠죠.
혁명은 결국 실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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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패한 혁명가들은 다시 반동적 질서 아래서는 죄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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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커는 배트맨에게 마지막 반격을 하고, 배트맨은 쓰러집니다.
마치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 패배 후 권력에서 축출되어 엘바섬에 유배당했지만
엘바섬에서 탈출하여 다시 프랑스로 귀환했을 때처럼요.
그러나, 우리는 그 후 나폴레옹의 결말이 결코 밝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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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커' 역시 나폴레옹처럼 다시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버립니다.
여기서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경찰과 사장은 동일인물입니다.
두 인물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은 이 둘의 성격 역시 같다는 노골적인 비유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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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조커'는 자신을 가둔 현실의 벽 앞에서
박수를 치며 조소를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AV에 대해 추가적인 정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글을 자세히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저는 이것을 질서와 전복, 혁명과 반동으로 해석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AV를 다시 한번 보고  다시 한번 이 AV를 구성해보시기 바랍니다.
1인치의 장벽을 넘으면 새로운 영화가 보인다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1인치의 조커 화장을 넘으면 이 영화에는 또다른 해석을 덧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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