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일 화요일

메구리 팬미팅 추가버전

 前 AV배우이자, 현 유튜버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메구리 누님이

서울에서 팬미팅을 한다고 하길래,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신청 기간이 끝났다는 소식에 뒷북으로 대기를 걸어놨었는데 (그것도 대기번호 1번으로)

팬미팅 이틀 전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길래 실망하다가

이틀 전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예매를 끝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 겸 홍대 구경을 하러 갔습니다.

팬미팅은 홍대 정문 바로 앞의 H-stage란 공연장에서 열렸는데

입구에서부터 큼지막하게 안내판을 만들어놔서 위치는 헷갈리지 않았으나

차마 거기서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 백주대낮의 큰 길이라 용기가 나지 않아 얼른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이건 그래도 건물 안쪽이라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이 누님을 만나러 간게 이번이 3번째였습니다. 

가장 먼저 만났을 때가 2015년 한국 팬미팅할 때, 두번 째는 2019년 도쿄에서 이벤트할 때였는데

마침 4년 간격으로 올해 다시 한번 만나게 되었네요. 

제가 지금까지 3번 이상 봤던 AV배우들을 손꼽아보니 5명밖에 없었습니다. 

하타노 유이(12번), 오츠키 히비키(4번), 미카미 유아(3번), 하즈키 노조미(3번), 하마사키 마오(3번)

여기에 메구리 누님까지 추가하면 6명이 되는군요. 






공연장에 도착하니까 화면에는 메구리 유튜브의 영상이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행자는 이 업체가 팬미팅 행사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그 사람이더라구요.

진행자가 대놓고 오늘은 성인들만 오게 되는 행사라서 수위를 세게 갈 수 있다고 뽐뿌질을 하더라구요.

관객의 호응도에 따라서 수위와 노출이 높아질 수 있다고 열심히 호응을 유도하던데

다른 AV배우 행사 진행했던 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팬미팅 수위는 이미 사전에 여배우와 합의를 끝내고 그 안에서 진행한다고 했던 터라 속으로는 웃었습니다.  





팬미팅은 오후 1시에 시작이 되었습니다. 

팬미팅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무대에 등장한 메구리 누님이 사회자와 Q&A를 진행했습니다.

4년만에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누님은 사진빨이 참 안받습니다.

보통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게 되는 분들은 이 누님이 살이 꽤 있다고 생각할텐데

실제로 보면 마른 편은 아니지만, 절대 살집이 있다고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뭐 특별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인들은 일본인과 다르게 사랑한다고 표현을 잘하고 솔직하다. 그리고 몸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솔직히 이건 한국에 팬미팅 오는 AV배우들마다 하는 이야기라 좀 특별하진 않았습니다.

대신에 특별하다고 한다면, 메구리 누님이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기본적인 한국어 회화가 되다 보니

어렵지 않은 내용은 바로 대답이 가능했던 점이겠네요.

AV 배우의 한국 팬미팅에서 말이 통한다는 점은 의외로 큰 장점이죠.



흥미로웠던 지점은 메구리 누님이 지금 하고 있는 유튜브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유튜브는 솔직히 처음에는 하고 싶지 않았으나 팬들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튜브로 얻는 수익은 0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시작 전에 열심히 홍보하던대로 19금적인 이야기도 진행하더라구요.

메구리 누님이 가장 좋아하는 자세는 정상을 위하는 자세라고 하는데 얼굴과 몸, 거기도 잘 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도 아는 그 매직 미러호.

(제가 알기론 거의 후지우라 메구 시절 초기 작품인걸로 아는데) 

바깥에서 보일 거 같은 느낌이 부끄러우면서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나봅니다. 


그리고 팬들과의 Q&A시간에서 나무위키 등에서 마지막 팬미팅이라 보고 왔다는 팬의 말에

메구리 누님 본인 피셜 마지막 팬미팅은 아니랍니다. 

그리고 의외로 유튜브 촬영하는게 부끄럽다고 합니다. 

자기는 원래 야하거나 그런 쪽의 캐릭터가 아닌데, 유튜브 컨셉이 그런 쪽으로 잡혀서 그렇다고 하네요.

속으로 이 누님도 다 먹고 살려고 그렇게 하는구나란 생각을 했습니다. 



1부 마무리는 팬들과 함께하는 '몸으로 말해요.' 게임이었습니다.

메구리 누님이 몸으로 단어를 설명하면 팬들이 맞추는 내용이었는데, 수위가 좀 센 단어들이 있었고

메구리 누님이 거기에 더 화끈하게(?) 설명해버리는 식이었습니다.

화끈한(?)건 일반 팬들 얼굴이 나오는 관계로 제가 올리지 못하는 걸 양해바랍니다. 


 

2부가 시작되고, 메구리 누님이 복장을 바꿔서 왔습니다.

2부 시작도 게임이었는데, 관객 중에 몇명을 추천해서 심박수 측정하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기엔 올리기가 상당히 어려워서 이건 저 혼자 간직하겠습니다. 


게임이 끝나자 메구리 누님이 다시 복장 체인지를 하고 나타났는데

이 복장이 메구리 누님의 매력이 가장 잘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이 누님은 카메라나 영상빨을 정말 못받습니다.

특이하게도 이번에는 중간에 싸인과 투샷 시간을 잡아놨더라구요.

보통 싸인과 투샷은 마지막에 잡아놓거든요.

왜 시간대를 바꿔놨는지는 모르겠는데, 딱히 마지막에 잡아놓을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딱히 중간에 잡아둘 이유도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자리를 좀 앞자리에 잡아둬서 그런가, 메구리 누님을 가까이에서 계속 볼 수 있다는 게 장점.

싸인이랑 사진찍으러 오는 관객들 동선이 계속 겹쳐서 계속 메구리 누님이 가려졌던 건 단점이었습니다.



이날 온 관객만 거의 120명 가까이 되었습니다.

싸인해주고, 같이 사진찍고 하는 시간이 꽤 길었거든요. 

그 긴 시간동안 많이 힘들텐데도, 내색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관객들에게 

웃으면서 밝게 대해주는 메구리 누님의 모습은 역시 감탄할만 했습니다. 

(물론 중간에는 높은 하이힐 신는게 힘들었는지 슬리퍼로 갈아신었는데, 이정도는 이해해줘야죠.)

이 누님은 제가 3번 볼 동안에 팬들에게 대하는 태도는 항상 이렇게 변하지 않았다는 걸 꼭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저도 싸인과 사진을 찍으러 가서 이번이 세번째라고 하니 놀라면서 좋아해주더라구요. 

역시 대화가 통한다는 건 매우 좋은 일이에요. 

만약 4번째의 기회가 있다면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 주최측에서 한가지 발전한 측면이 있다면

제가 2019년 츠보미 팬미팅에 갔을 때 지적했던 것이 있었는데

팬들이 가져온 굿즈에 싸인을 못받고 일괄적으로 싸인지에만 싸인을 받게 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제한 없이 개인적인 물건에 싸인을 부탁하는 사람들도 자유롭게 싸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메구리 DVD나 블루레이를 가져온 팬도 있었는데, 꽤나 초기작 DVD도 있어서 기억이 납니다. 



기나긴 싸인과 투샷 시간이 끝나고 나서는 

갑자기 대단한 게스트가 나온다고 바람잡이를 잡았는데

격투기 선수인 권아솔과 박형근 선수가 나왔습니다. 

두 선수가 차는 로우킥 버티기 같은 컨텐츠를 마련했는데 솔직히 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주최 이벤트는 항상 이렇게 중간에 왜 부르는지 영문을 알 수 없는 게스트가 나와서 의아하더라구요.



다시 의상 체인지. 이번에는 간호사 복장이었습니다.

참고로, 메구리 누님은 AV배우가 되기 전에 간호사가 되려고 했었는데

메구리 누님 피셜 '머리가 나빠서' 결국 못되고, 결국 AV배우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 팬미팅에서만 있는 특별한 코너인 애장품 경매가 이번에도 있었습니다. 

이번 애장품 경매의 특이점은 가격대가 엄청 높았다는 건데요.

특정 팬이 가격이 얼마든 본인이 애장품을 차지하기 위해 가격을 많이 올려놓은 원인이 컸습니다.

뭐 그분에 대한 개인적 판단은 아껴두고, '큰손'의 위엄이라고만 해두겠습니다. 

이 분 혼자서 300만원 이상은 질렀던 거 같습니다. 



파우치와 향수는 69만원

속옷과 사진은 190만원

티셔츠와 스타킹은 150만원

사진과 손수건은 110만원


싥착 속옷은 290만으로 내가 지금까지 가봤던 팬미팅 중에서는 역대 최다 금액.




애장품 경매의 후폭풍이 끝난 이후에는 잠시 휴식을 가지고 마지막 의상 체인지가 되었는데

역시 한국 팬미팅이라고 한복을 입고 나오더라구요.

제가 그동안 갔던 AV배우 한국 팬미팅 사진을 찾아보니 한복을 입고 나왔던 AV배우는 없었더라구요.

이렇게 보니 참 세세하고 잘 알기 어려운 부분에서 신경써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편지를 써왔다며 읽어줬었는데

편지를 읽다가 우는 모습이 좀 찡했습니다. 



이렇게 팬미팅이 끝나고 나오려다가 무대 위에 메구리 누님이 쓴 편지가 한장 남아있는걸 발견했습니다.

한장 찍어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나가는 길에 팬들에게 일일이 인사도 다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나가는 팬들이 셀카 찍어달라고 하니 같이 셀카도 찍어줬습니다.

이정도 팬서비스는 제가 한국 팬미팅 가봤던 중에 메구리 누님 말고는 없었습니다. 



공연장을 나오다가, 팬들 몇 분이 남아계시길래 뭐 기다리고 계신가 여쭤봤는데

마지막으로 공연 다 끝나고 마무리하고 가는거 끝인사 하고 갈거라고 하셔서

저도 같이 인사하려고 같이 남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일본에서도 이벤트 다 끝나고 소수의 팬들이 남아서 퇴근길까지 인사하고 가는 문화가 있었거든요.


한참을 기다리자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가는 메구리 누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창문 내려주고 우리에게 고맙다고 인사도 해주더라구요.

이번 팬미팅에 수위 높은 게임이나 이란 것들보다 

솔직히 이런 메구리 누님의 팬서비스와 마음이 지나고보니 가장 기억에 남더라구요. 




아마 메구리 누님의 팬미팅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메구리 누님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것 역시 알 수 없는 것이죠.

생각해보니 제가 맨날 올리는 하타노 유이보다도 2살이나 많고

오늘도 팬들 구성이 제가 지금까지 봤던 한국 팬미팅 중 가장 연령대가 높더라구요.


하지만, 다시 한번 메구리 팬미팅을 한다는 소식이 있다면

지금처럼 많은 규모가 아니라 소소하게 몇명이서 하더라도,

수위가 높은 게임같은 게 없더라도 한번 더 가볼만하겠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메구리 누님의 팬이라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준은 못됩니다만

그래도 2번의 팬미팅과 1번의 이벤트를 가보면서 느꼈던 것은

메구리 누님은 진심으로 팬들과 한국을 좋아하고 있고, 정성을 다해 팬들을 대해준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안녕이라는 아쉬움보다, 또 만나자는 약간의 기대감을 남겨두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리고 다음 번에도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요.